ED나 UD 글래스는 초저분산광학"유리(glass)"입니다. 적절한 재료들을 녹여서 아몰퍼스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1966년에 세계최대의 광학유리제조회사인 독일의 쇼트 사에서 크라운계 FK50을 개발한 것이 시초이고, 이후 1970년대부터 일본에서도 호야, 오하라 등의 회사에서 연달아 초저분산소자를 출시했습니다. 이게 원래는 ED(extra low-dispersion) 글래스로 통칭되던건데 여러 카메라 회사들이 자기네 초저분산글래스의 성능을 선전하기 위해 ultra를 갖다붙여 UD라고도 하고 기타 여러가지로 부릅니다.
반면 인공형석은 유리가 아니라 단결정(crystal)입니다. 렌즈의 재료로 쓸 수 있는 광학결정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우수한 성능으로 쓰이는 것들에 형석(fluorite), 플루오르화리튬(LiF) 등이 있습니다. 문제는 천연형석은 대형광학소자로 쓸만큼 균일한 결정이 채굴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인공적으로 균일하게 성장시킨 단결정을 쓰는 것입니다. 이쪽 연구는 일본이 주도적으로 해서 현재 직경 250mm 수준의 단결정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이 형석은 대단히 물러서 모스경도가 4 밖에 안되고, 바늘로 긁으면 긁혀나올 정도입니다. 이렇게 무른 재료는 연마할 때 정확한 두께로 파들어가서 광택을 내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한번 연마질 잘못하면 그냥 끝장나니까요. 하지만 형석은 현재 나와있는 어느 광학유리보다도 분산율이 작다는 특징이 있으므로 이러한 가공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형석렌즈와 UD 렌즈는 광학특성만 비슷하지 재료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대개는 비용문제가 걸리니까 웬만하면 UD 렌즈만 사용하려 하고, 대구경렌즈에서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형석렌즈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렌즈 설계에 있어서 하얗게 칠하는 것이 공기의 열팽창에 의해 렌즈를 밀어내는 효과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렌즈 고정틀은 단단하고 공기의 열팽창 정도는 얼마 안되므로 그 정도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진짜 문제는, 렌즈 자체가 뜨거워지는 것입니다. 광학유리도 열받으면 팽창하는데 치명적인 것은 한쪽은 뜨겁고 반대쪽은 덜 뜨거우면 팽창도가 차이가 나서 유리가 뒤틀려버립니다. 특히 ED, UD 글래스가 일반 글래스에 비해 열팽창률이 더 높고, 형석은 UD 글래스보다도 2배 정도 더 열팽창률이 높습니다. 상온에서야 큰 영향이 없더라도 장시간 햇빛을 받아 뜨거워지면 정말 뒤틀림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접합렌즈의 경우에는 구성하는 유리의 열팽창률 차이가 있을 경우 팽창-수축을 반복하면 접착해놓은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문제는 열평형상태에 빨리 도달하지 못하는 대구경렌즈일수록 심하게 나타납니다.
또 하나 문제는 렌즈 내부 공기층이 부분적으로 데워지면 안에서 대류현상이 일어나면서 난류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공기층의 밀도차 때문에 우리가 아지랭이 보는 것처럼 상이 뒤틀리는 일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카메라 렌즈처럼 작고 밀폐된 공간에서는 눈에 띌 정도로 심하지는 않고 심한 온도차에 노출된 거대한 망원경이나 대형광학장비에서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 |
